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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20 [루트쇼] 공대생루트x의대생쇼 AU

의대도 공대로 경험해 본 적 없는 도치님(poidotzi)을 위한 AU 썰

(사실 저도 의대도 공대도 다닌 적 없다는 게 함정<)

 

 

 

피케이 돌기 직전의 의대생 쇼, 피케이를 돌려면 짝이 있어야 하는데 애들 사이에서 겉돌아서 쉽지 않음. 엄청 빡세게 혼자 돌아야하나..하고 살면서 거의 최초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자판기 커피 뽑아서 컴공과 건물 쪽으로 이어지는 육교 통로에서 커피 마시던 쇼. 반대쪽에서는 컴공과 교수 휘슬러와 그의 애재자이자 컴공과 수석 루트가 어쩌고 저쩌고 대화하면서 나타나고(이후 도치님 썰과 동일)

(도치님 썰은... 나중에 트윗 링크를 걸..어야... 내용은 루트가 쇼에게 첫눈에 폴링럽해서 눈독들이는 와중에 프로페서 휘슬러가 루트한테 펜 있냐고 물어보고 루트가 상알파처럼 주머니의 볼펜을 뿌셔뿌셔해버리고 쇼에게 다가가 능글맞게 웃으며 "볼펜, 빌려줄래요?" 하면서 뵨태처럼 쇼 가슴팍을 손가락질하고 쇼는 '이 미친년은 뭐지'하면서 씹고 그냥 들어간다는 ㄴㅐ용... 돛이님이 저보다 더 잘쓰셨어요<)

 


그 다음날 여전히 피케이 짝을 못 구한 쇼가 다시 그 통로에 서있는데 이번에는 루트 혼자 나타남. 그리고 쇼 바로 옆에 서서 담배를 피움. 쇼는 짜증. 통로가 이렇게 긴데 왜 하필 내 옆에 와서 피우는 거야. 루트한테서 먼 쪽으로 자리를 옮기려는데 의대 건물에서 쇼와 사이 안 좋은 동기들이 우르르 나옴. 통로 중간에 쇼가 있으니까 가까이 오진 않고 문 근처에서 수다 떠는 중. 쇼는 결국 계속 루트 옆에 서있음. 루트가 흥미롭게 쳐다보며 "같은 과 같은데, 인사도 안 하네."

쇼는 저번에도 미친년이라고 생각했던 루트가 또 미친 짓 하니까 걍ㅡㅡ 하고 씹음. 컴퓨터만큼이나 사람 마음 해킹하는 데도 소질이 있는 루트는 "흠, I guess.."하면서 쇼 상황 줄줄 얘기함. 쇼가 동기들과 사이 안 좋은 거나 미리 피케이 짝을 정해놨는데 걔가 배신 때린 얘기, 그게 또 쇼 잘못이라고 소문난 거 등등 너무 자세히 아니까 쇼는 불쾌. 사실 루트가 손을 써서 미리 알아본 것. 쇼는 기분 나쁜데 동기들이 저쪽에 있으니까 루트 멱살 잡고 싶은 걸 참고 정면만 보면서 신경 끄고 꺼지라고만 함. 루트는 그런 쇼를 보면서 쇼 가슴팍 쪽으로 담배 연기를 뱉음. 쇼가 짜증나서 루트 쳐다보니까

 

"나한테 지금 필요한 걸 주면, 내가 널 좀 도와줄 수도 있는데."

 

쇼 어이없고ㅋ
쇼는 씹는데 루트는 계속 추근추근.

"흥미 없어?"
"흥미 없고, 너한테 줄 것도 없어."
"왜 그렇게 확신해?"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하는 루트때매 빡치는 쇼. 보는 사람이 있건 말건 이 년을 패버릴까...하면서 자판기 커피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려는데 루트가 타이밍 좋게 낚아채감. 맛은 없었지만 자기가 먹던 거 뺏기니까 빡친 쇼가 한마디 하려고 몸을 돌리는데 루트는 쇼한테 뺏은 종이컵에 담배 재 털고 있음.

"봐, 줄 거 있잖아. 지금 나한테 꼭 필요한 거."
"하."

 

쇼 어이 없음2

"답례는 꼭 할게."

 

하면서 씩 웃고 컴공 건물로 돌아가는 루트 뒷모습을 멍하니 보는 쇼. 다음날 거짓말처럼 과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애가 쇼하고 피케이 짝이 되어있음. 쇼는 일이 잘 풀렸다는 생각보다 왠지 모르게 루트한테 열받는 게 커서 컴공과 쳐들어감. 학년도 이름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쳐들어 갔으니 루트를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음. 쇼가 짜증나는데 풀 데는 없고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얘기하자니 지금 이 상황이 명백히 일이 잘 풀린 상황이고, 정신적으로 +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신체적으로 지쳐서 의대 건물로 넘어가는데 예의 그 육교 통로에 루트가 담배 피우고 있음. 노을을 배경으로 싱긋 웃는 루트.

"늦었네."
"너."
"루트라고 불러."
"루트."

씹어먹을 듯한 눈빛으로 루트를 부르는 쇼를 보면서 루트가 담배를 끄더니 다시 싱긋 웃음.

"고맙다는 인사는 됐어."
"고맙다고 할 생각도 없었어."

어깨 으쓱하고 쇼를 지나쳐서 컴공과로 돌아가는 루트. 루트가 서 있던 자리에 쌓여있는 담배꽁초를 보는 쇼.

 

 

그때부터 종종 연결통로에서 만나는 루트쇼. 루트는 담배를 피우고 쇼는 자판기 커피를 마심. 루트는 공부도 잘하고 교수님들에게 사랑받고 같은 과 사람들에게도 존중받음. 반면 쇼는, 시험 성적은 가장 높지만 조별 발표나 팀 별 실습 이런 것에서 거의 최하점을 받기 때문에 수석은 아님. 교수님들 포함 동기, 후배, 선배들까지도 쇼는 손놓은 느낌.

 

그런데 대화할수록 두 사람은 서로가 닮았다고 느낌. 취미나, 취향이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견해 같은 것들에서. 그런 대화는 사실 아주 깊은 사이거나 아주 피상적인 사이가 아니면 나눌 수 없는 대화니까 다른 사람과는 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진데, 루트쇼는 그런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더 알아감. 쇼는 매일매일을 시험과 실습에 치여 보내고, 루트는 실력이 좋긴 하지만 어쨌거나 C언어와 프로토콜과 네트워킹에 파묻혀 지내는 일상. 쇼에게 루트는 속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본인 얘기 때문에 기분 나빠하지는 않는 존재라서 편하고, 루트에게 쇼는 '나에게 원하는 것이 없는' 존재라서 편함. 모두 루트가 뛰어난 걸 알기 때문에 루트한테 많은 걸 부탁하고.. 사실 루트도 멍청한 인간이 일을 망치느니 본인이 하는 게 속 편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루트가 하는 일이 많음. 그래서 서로는 서로에게 담배 한 개비와 커피 한 잔처럼 휴식 같은 존재.

 

 


 

Posted by 얼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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