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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27 [이경유진] 저수지 2

[이경유진] 저수지

기타 / 2017. 3. 27. 00:45


더케이투 최유진과 불야성 서이경의 크로스오버입니다

불야성은 20화 끝나고 서이경이 한국에 남을 걸 가정했고 더케이투는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입니당


크오라서 설정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ㅠㅠ 나중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수정될 수도 있어요...()




더케이투 안 보신 분들은 이것만 아셔도 돼여(스포 아님) 

최유진 남편은 장세준이라는 무소속 국회의원이고 혼외로 숨겨둔 딸이 스페인에 있습니다

(+JB는 최유진 동생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 이름입니다)


불야성 안 보신 분들은... 뭘 아셔야 할까요... 서이경이 최유진만큼 야망인간이고 능력 쩌는 CEO라는 거..? 자기 부하(여)직원이랑 사귀고 있다는 거?(아님





















[불야성 서이경/더케이투 최유진]



-



 내가 대체 왜 이 사람에게 끌렸을까, 유진은 그런 질문만큼 의미 없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대체로 감정이 시작된 후에야 가질 수 있는 의문이었고, 이유를 알게 된다고 해서 이미 시작된 감정이 멈춰지거나 통제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김실장은 저의를 알 수 없는 인물을 집에서 만나는 것은 외부에, 그리고 당사자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걱정했다. 오해가 아닐지도 모르겠단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당사자는 눈치를 빨리 채줄수록 좋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진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마찬가지로 소파에 앉아 차분하게 사업 계획을 얘기하는 이경을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찬찬히 살펴봤다. 사택에서 본 이경은 파티장에서 본 이경과는 느낌이 달랐다. 웨이브 없이 내린 머리와 색조가 거의 없는 화장은 이경을 더 차갑고 딱딱해 보이게 했지만, 드레스 대신 입은 케이프 코트는 꽤 귀여웠다. 유진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이경의 목소리는 내내 담백했다.





 “사모님께도 해되는 제안은 아닐 겁니다.”


 “해가 되지 않는 정도로는 부족하죠.”



 미소를 머금은 두 눈이 서로를 응시했다. 먼저 눈을 돌린 것은 이경이었다. 이경은 고개를 돌려 소파 뒤에 서있던 조이사를 불렀다. 조이사는 들고 있던 그림의 포장을 벗겨 이경과 유진 사이의 탁자에 올려놓았다.



 “약소하지만 제 성의입니다. 사모님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어쩌죠, 내가... 그림은 잘 몰라서. 봐도 좋은지를 모르겠네?”



 유진은 그림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계속 이경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미소를 지우지 않은 얼굴로 이경이 일어섰다.



 “그거 안타깝네요.”


 “나는 가도 좋다고 한 적 없는데.”


 “제가 드릴 말씀은 끝났습니다. 이제 사모님 결정만 남았죠.”



 이경은 유진에게서 등을 돌렸다. 서재를 나서려는 이경과 조이사 앞을 김실장이 막아섰다.



 “이 그림, 얼마에요?”



 이경이 다시 돌아서자 유진과 바로 눈이 마주쳤다. 그림은 여전히 조이사가 올려놓은 그대로 놓여있었다.



 “파는 게 아니고 선물로 드리는 겁니다.”


 “알아요. 하지만 가격은 있을 것 아니에요?”


 “제 호의에 값을 매기라 하시네요.”


 “세상에 가격이 없는 건 없으니까.”



 이경이 유진에게로 한 걸음 가까워졌다. 조이사가 뒤따르려 했으나 이번에도 김실장에게 막혔다. 조이사는 순간 얼굴을 구기고 김실장을 쳐다봤다. 김실장은 정면의 유진만 보고 있었다.



 “제가 보여드린 미래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따로 원하는 게 있으셨나 보네요.”



 유진은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오는 이경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손짓으로 김실장에게 나가보라 명령했다. 김실장은 잠시 이경을 노려봤다가 서재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이경은 잠깐 조이사를 돌아봤다. 세로로 주름 잡힌 미간을 보고 이경이 고개를 까딱였다. 조이사가 입을 꾹 다물고 숨을 크게 쉬더니 김실장이 잡고 있는 문으로 먼저 나갔다. 김실장이 따라 나가며 마지막으로 유진에게 고개를 숙였다. 닫힌 문 너머로 두 개의 구둣발 소리가 멀어지고, 거실 바깥으로 통하는 문까지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경이 선 채로 유진을 마주봤다. 유진이 부드럽게 웃었다.



 “이제 편하게 말해 봐요. 전 대통령 라인은 무너트리고, 5선의원이 내민 손도 거절하고, 하필 가진 거라곤 좋은 이미지뿐인 장세준을 택한 이유.”


 “장세준 의원님께만 있는 게 있죠.”



 유진이 짐짓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우리 장의원한테만 있는 거? 그게 뭘까?”


 “어떤 여자.”



 유진이 코웃음을 쳤다.



 “찌라시에 돌 염문설이야 이미 파다하지.”


 “그것보다는 가족사에 가깝죠.”



 이경의 말에 유진이 표정을 굳혔다. 이경이 유진에게 웃어보였다.



 “성씨는 다르고.”



 유진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이경은 기억을 더듬는 척 갸웃하며 눈을 굴렸다.



 “그러니까... 그 여자 이름이...”


 “너 그 입만 벙긋해.”


 “최유진.”



 속삭이듯 불린 이름에 유진이 허를 찔린 것처럼 멈칫했다. 뭐?



 “사모님이 계시다는 얘기였습니다만.”



 이경이 순진한 표정을 지어냈다. 그나저나 와인 좋아하세요? 요즘은 스페인산도 많이 들어오더라구요. 여유롭게 말장난이나 치는 이경의 페이스에 이미 휘말려버렸다고 생각하며, 유진은 짧게 숨을 들이켜고 구겨진 얼굴을 억지로 폈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에요?”


 “말씀드린 대롭니다. 재단 자금 운용권을 넘기세요.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시작 전까지 최소 세 배, 당선 전까지는 최소 아홉 배 키워드리겠습니다. 임기 중에는 말할 것도 없구요. 저와 손잡으시면 당장 내일부터도 JB측에 서포트 요청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요 아까 들은 얘기네. 자금을 불려주겠다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입도 다물어주고?”



 떠보는 말엔 이경은 속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저 작고 동그란 머리통에 고안나에 대한 무엇이 어디까지 들어있는지, 어떻게 알게 됐는지, 억지로 알아낼 방법이 없진 않겠지만 유진은 당장은 이경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대가로 수익의 반을 달라?”


 “더 이상 최회장 눈치를 볼 필요도,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도 없어지는 값으로 그 정도면 비싸진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 오히려 싸지. 너무.”



 유진이 일어서서 이경에게 다가갔다. 팔짱을 끼고 천천히 이경 주변을 거닐며 유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진이 걸음을 딛을 때마다 부드러운 소재의 셔츠가 유진의 몸에 감겼다가 떨어지며 일렁였다.



 “좋은 거 싸게 사고 싶은 게 당연한데, 이상하게, 난 좋은 게 싸면 의심부터 되더라구요? 반드시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 같아서.”


 “신중함은 장점이 될 수 있죠.”


 “당신도 나랑 똑같잖아.”



 유진은 또각거리던 발을 멈췄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마주보면 상대방의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거울처럼 비친다. 이경은, 유진의 눈을 통해 무얼 보고 있으려나.



 “손해는 안 보고, 뺏을 수 있는 건 다 뺏고, 빼앗지 못하면 뺏을 수 있게 만들고. 그렇잖아?”



 유진의 말에 이경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이경이 늘어트렸던 팔을 들어 유진의 허리를 감았다. 얇은 셔츠는 이경의 손마디 굴곡까지 그대로 전해줬다. 유진은 숨을 들이쉬었다. 더 가까워진 간격에 유진이 몸을 뒤로 뺐지만 중심을 잡지 못해 결국 이경에게 기댄 꼴이 됐다. 이경의 팔은 유진의 예상보다 더 단단했다.



 “놔.”


 “그런 얘길 하시려면 김실장님과 조이사님을 내보내지 마셨어야죠.”


 “뭐하는 거야?”


 “모르는 척 하시려면 그렇게 집요하게 쳐다보지 않으셨어야 했구요.”



 유진은 이경의 어깨를 밀어내던 팔에서 힘을 빼고 크게 웃었다. 아예 이경에게 몸을 맡기고 눈꼬리에 눈물이 맺힐 때까지 웃던 유진은 한참 만에 이경의 코트 어깨에 마지막 웃음을 뱉었다.



 “자기 목적은 결국 JB잖아.”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대표, 장사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거짓말도 잘하네?”



 유진의 귓가에 이경이 실소를 흘렸다. 유진의 목이 뻣뻣해졌다.



 “사모님도 저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유진이 짧고 높게 웃었다. 유진은 이경의 어깨를 붙잡고 흐느적거리는 몸을 지탱했다. 말랐지만 키가 큰 유진이 휘청이자 이경도 조금씩 밀려 소파 헤드에 걸터앉게 됐다. 유진이 몸을 조금 떨어트리고 이경의 얼굴을 봤다.



 “정말 돈만 원하는 거야?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고, 단지 돈 때문에?”


 “돈이면,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물론... 차고 넘치지.”



 유진의 시선이 이경의 이마에서 콧대로, 콧대를 따라 입술로 내려갔다. 이경의 시선도 유진의 노골적인 시선을 따라갔다.



 “우리는 좀 더 좋은 시간에, 좋은 인연으로 만났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습니다만.”



 유진은 한 번 더 경쾌하게 웃었다.



 “오늘 서대표 덕에 많이 웃네. 자기가 점점 더 좋아지려 그래. 그런데 어쩌나, 내 주변에 JB를 노리는 승냥이는 더 이상 필요 없는데.”



 싱글거리며 말하는 유진에게 이경은 대답 대신 허리에 감았던 손을 움직여 유진의 등을 쓸어 올렸다. 이경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장의원님의 여자들만 있는 게 아니었나보네요.”



 유진은 이경의 어깨를 아프게 눌렀다. 이경이 목 아래로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건방지게 굴지 마.”



 이경은 조금 찡그린 얼굴로 순순히 유진의 허리를 놔주었다.



 “협상은 결국 결렬인가요? 아쉽네요. 우린 서로에게 정말 좋은 파트너가 됐을 텐데.”


 “하, 좋은 파트너라, 내 생각도 그래요. 그러니까 내 제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건 어때요? 나는 이미 새로운 제안을 했고, 이제 결정은 서대표 몫이에요.”



 이경이 눈을 내리깔았다. 유진이 이경에게 기댄 자세 그대로 고개를 기울여 이경과 다시 눈을 맞췄다. 이경은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 신기함 반, 믿기지 않음 반으로 유진이 헛헛하게 웃었다.



 “이런 제안 받아본 적 없어요? 단 한 번도?”



 이경이 대꾸 없이 유진을 외면하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입을 뗐다.



 “저도 사모님도, 두 번째가 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을 것 같네요.”



 유진은 이경이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한 게 아니라 단지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말을 골랐을 뿐임을 깨달았다. 유진이 새침한 표정으로 이경에게서 떨어졌다.



 “그렇겠지. 우린 결국 같은 사람이니까.”



 이경이 구김이 진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동안 유진은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을 훑어보는 유진에게 이경이 옅은 웃음을 보였다.



 “제가 많이 아쉬우신가봅니다.”


 “착각하지 마. 이번 건 지금 놓치면 다신 잡을 수 없는 퀸을 눈앞에 둔 초조함 같은 거니까.”


 “퀸이요?”



 유진과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경이 소리 내어 짧게 웃었다.



 “체스를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참고할게요.”


 “참 고맙네요, 다음 선물까지 생각해주고.”


 “다음 선물이 있다면요.” 



 미소를 지운 두 눈이 서로를 응시했다. 이경이 유진에게로 몸을 숙이고 낮게 속삭였다.



 “앞으로 사모님은 오늘 이 순간을 두고두고, 점점 더 뼈저리게 후회하게 되실 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몸을 세우는 이경의 눈빛은, 다정하다는 착각이 들만큼 따뜻했다. 나가기 전 이경은 탁자에 놓인 그림에 잠시 시선을 두었다.



 “저 그림은, 지금은 유명하지 않은 작가 것이지만 그 사람 곧 유명해질 거예요. 제가 그렇게 만들 예정이니 잘 보관하세요.”



 이경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여 유진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경의 발소리가 채 다 멀어지기도 전에 김실장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곧 문이 다시 열렸다. 유진은 자신의 안색을 살피며 다음 스케줄을 얘기하던 김실장의 말을 잘랐다.



 “클라우드 나인으로 가자. 서이경에 대해 알아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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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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