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로튜링] 초콜릿 라바 케이크 (텔님 리퀘)
*루트x루트 자공자수 주의*
텔님의 리퀘: 페링이요....!ㅠㅠ 튜링쌤이 간식 사왔는데 로빈이 막 투정부리고 그러면서도 먹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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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어요, 로빈?”
로빈 패로우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긴 독방 안에서, 침대 다리에, 이중으로 묶여서도 ‘잘’ 있을 수 있다면, 잘 있었던 거겠죠, 미스 튜링.”
패로우가 빈정거리며 침대에 앉은 채 오른쪽 다리를 허공에 찼다가 내려놓자, 패로우의 다리와 침대 다리를 연결하고 있는 사슬이 바닥에 부딪혀 철그렁 소리를 냈다. 캐롤라인 튜링의 눈썹 끝이 약간 아래로 처졌다.
“미안해요.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신은.. 음.. 당신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를 따라 사라질 것 같아서.”
튜링이 우물우물 사과하자 패로우가 작게 실소했다.
“그녀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죠. 그리고 그녀가 그걸 원한다면, 그 이유는 당신이 내게 이런 짓을 해서일 테고. 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에요? 왜 이러는 거예요?”
“그.. 다른 의도는 없었어요. 기분 나쁘고, 아팠다면 사과할 게요.”
“사과는 하지만 그래도 풀어줄 생각은 없겠죠?”
튜링은 패로우의 물음에 난처하게 웃으며 들고 온 작은 쇼핑백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패로우의 나른한 목소리와 대조적으로, 튜링의 목소리는 약간 긴장한 듯 떨렸다. 패로우는 튜링이 의자에 겉옷을 벗어둔 뒤 책상을 빙 돌아 자신 앞으로 오는 것을 눈으로 쫓았다. 패로우의 시선에 튜링은 눈을 살짝 내리깔며, 팔을 들어 자신의 목덜미께를 슬쩍 문질렀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튜링이 입술을 입 안으로 말았다가, 밖으로 삐죽 내밀었다. 그런 튜링을 지켜보던 패로우가 침묵을 깼다.
“당장 풀어주는 건 바라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 핸드폰은 돌려 줬으면 해요. 그녀는 나와 그녀의 연결이 끊기는 걸 달가워하지 않거든요.”
“아.. 로빈,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말아요. 방금 당신이 말한 그게, 내가 당신을 조금 거칠게 가둬둔 이유에요. 나는 당신과 당신이 듣는다는 그 목소리들을 분리시킬 필요가 있었어요. 당신과 내가 깊은 대화를,”
튜링의 말을 끊고 패로우가 코웃음 쳤다.
“하, 예전에 닥터 카마이클도 그렇게 말했었죠. 나와 그녀를 떨어트려 놓아야겠다고. 그렇지만 그는 적어도 날 묶어두라고 지시한 적은 없었어요, 미스 튜링. 그리고 난 당신과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대화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리고 닥터 카마이클은 환자들을 통제할 경비원들이 따로 있는 큰 병동에서 당신을 진료했잖아요. 반면에 난 혼자 일해요.”
“그래서, 당신은 당신 환자들에게 언제나 이런 특별 치료를 해요? 환자를- 컨트롤하기 위해? 참 고상한 취향이네요.”
“내가 당신을 특별 대우하는 것 같아요? 정말 그렇다면 그건 당신이 특별해서겠죠.”
패로우의 비아냥거림에 튜링은 오히려 평정을 되찾은 것 같았다. 패로우는 여전히 나른하게 침대 헤드에 기대서, 그러나 묘하게 번뜩이는 눈동자로 튜링을 노려보았다. 튜링은 이번에는 패로우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자신이 들고 온 쇼핑백을 열어 작은 상자를 꺼냈다.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우린 분명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을 위해서 작은 초콜릿 케이크를 사왔어요.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
“당신이 준 라떼를 먹고 지금 이 꼴이 된 걸 내가 벌써 잊었을 거 같아요?”
패로우가 튜링의 말을 자르고 쏘아붙였다. 튜링이 다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신용하지 못하는군요.”
“제정신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걸요.”
“그건 당신 진료 기록에는 당신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쓰여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한 말인가요?”
튜링은 두 번이나 자신의 말을 끊은 패로우를 정중한 말투로 비꼬았다. 그러나 곧 그것이 유치한 처사였다고 생각하며, 패로우를 위해 사온 조각 케이크 포장을 풀었다. 들고 오는 동안 좀 식었지만, 그래도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커리의 라바 케이크니까 분명 맛있을 거예요. 이리 와 봐요. 어머, 생각보다 아직 따뜻하네요. 케이크 안의 라바가 아직 다 굳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오븐이나 렌지가 있었으면 좀 데우는 건데, 그건 미처 마련을 못 했으니까...
튜링은 부산스럽게 케이크를 일회용 접시에 얹고, 마찬가지로 일회용 포크 하나를 꺼내며 조잘거렸다. 패로우는 튜링이 뭐라고 떠들든 말든 계속 못 믿겠다는 눈초리로 튜링이 하는 양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튜링은 그런 패로우를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 쉬며 어깨를 늘어트렸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요, 로빈.”
“아까도 말했지만 말이에요, 미스 튜링, 제정신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이렇게 갇혀 있다면.”
튜링은 말없이 케이크를 담은 접시를 들고 패로우에게 다가갔다. 패로우가 튜링의 얼굴과 케이크 접시에 번갈아 시선을 줬다. 여전히 경계의 눈빛을 풀지 않는 패로우 옆에 튜링이 가까이 붙어 앉았다. 침대가 작게 출렁였다. 패로우는 달콤한 초콜릿 냄새를 맡았다.
패로우가 무의식적으로 초콜릿 냄새가 나는 케이크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튜링의 얼굴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튜링이 패로우의 어깨를 밀어 침대 헤드에 누르고 속삭였다.
“이렇게 하면 어때요?”
예상 외로 강한 힘에 패로우가 당황하는 동안 튜링의 다른 손이 초코 케이크 일부를 패로우의 입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패로우가 그것을 뱉지 못하도록 튜링의 입이 그 위에 덮였다. 패로우는 난폭한 키스에 최선을 다해 반항했지만 케이크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케이크는 접시 째로 바닥에 떨어져 뭉개졌다. 잠시 뒤 튜링이 패로우에게서 떨어지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젠장, 나한테 뭘 먹인..”
패로우가 숨을 헐떡였다. 튜링이 살풋 미소 지었다.
“역시 눈치가 빠르네요. 아니면 ‘그들’이 알려주기라도 했어요?”
“‘그들’이 아니고 ‘그녀’라고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그리고 당신이 방금 나한테 약을 또 먹였다는 건 그녀 도움이 없어도 알 수 있어.”
“미안해요. 이해해줘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당신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잖아요. 걱정은 말아요. 이번 약은 재우는 약이 아니고 그냥... 나한테 좀 더 고분고분해지게 만드는 약일뿐이니까.”
숨을 뱉을 때마다 패로우의 몸은 뜨거워졌다. 튜링은 자신의 손에 끈적하게 묻은 초콜릿을 보고 그것을 패로우의 입에 물렸다. 패로우의 의지와 상관없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튜링이 패로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까 얘기했죠?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고.”
“하읏, 하아..”
귓가에 스치는 숨결에도 신음하며 몸을 뒤트는 패로우를 보며 튜링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바닥에 짓이겨진 초콜릿 라바 케이크가 녹아 뭉근하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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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넹.. 얀데레튜링 사랑합니다..(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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