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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8 [힐타샤] 침입자 2

[힐타샤] 침입자

Agent 4 / 2015. 8. 8. 23:03

*캡아 윈솔 이후 시점. 캡아 윈솔의 약한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쉴드 해체 후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마리아 힐은 요즘 상당히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사무실 업무가 주고 부수적으로는 기자회견이나 보도 자료 송신이 있는, 야근이 좀 잦긴 하지만 늦어도 10시 이전에는 집에 들어 갈 수 있는 직장생활. 가끔 혼자 바에 들러 술을 마실 때 누군가 작업을 걸어와도 “우리 상사님을 곤란하게 하지 마!”라고 하며 끼어드는 부하 직원들도 없고, 유리잔을 닦던 바텐더가 아무 이유 없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목례를 하는 일도 없는 여가 시간. 선그라스로 위장한 통신기기도, 권총과 여분 총알팩이 주렁주렁 달린 무거운 가터벨트도, 뮤직 플레이어로 위장한 고성능 카메라와 초소형 플라스틱 위치 추적기, 광범위 도청장치가 들어찬 클러치도 없는, 문자 그대로 ‘몸이 가벼운’ 휴일. 쉴드에 다닐 때에 비해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어쨌거나 힐은 얼마 안 갈 이 평범한 하루들을 즐기기로 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두 시간 정도 야근을 한 후 끼니로 먹을 누들 박스를 사서 퇴근한 힐은 이 생활도 한 달쯤 지나니까 슬슬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의 성급함을 질책했다. 힐은 집의 문을 열자마자 누군가 침입했음을 알았다. 아직 집에 침입자가 있는지, 아닌지는 현관에서는 알 수 없었다. 힐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누들 박스를 식탁에 내려놓고, 결리는 허리를 두드리는 척 컴팩트형 자동권총을 꺼냈다.

 

 

 아침에 나갈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하지만 공기가 어제보다 덜 갑갑했다. 이것은 중간에 창이든 문이든 외부로 통하는 문이 열렸다 닫혔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현관에 들어오는 빛의 밝기가 평소보다 밝았다. 힐은 매일 거실 커튼을 정확히 같은 위치까지만 치고 외출하므로, 거실 창 맞은편 음식점 네온사인의 어딘가가 고장난 게 아니라면, 현관까지 닿는 빛은 언제나 같은 밝기여야 한다. 평소보다 밝다는 것은 침입자가 거실 창을 통해 침입해서 커튼을 건드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이 밖에도 사소한 변화-오늘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집 안의 공기에서 물기가 느껴진다던지, 창을 전부 닫고 갔는데 근처 케밥집에서 올라온 듯한 냄새가 희미하게 난다던지 하는, 정말 사소한 변화-가 전부 침입자가 있었다는-혹은 있다는- 결론을 가리키고 있었다. 힐은 벽에 붙어 현관-부엌-거실을 잇는 짧은 복도를 살금살금 걸으며 조용히 권총을 장전했다.

 

 

 힐은 거실에, 혹은 안쪽 방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지는지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힐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복도 중간의 화장실은 아침에 나갈 때 그대로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화장실 바닥이 조금 젖어있는 것 같았으나 지금은 집에 아직 누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순위였다. 힐은 벽에 붙어 소리 없이 큰 숨을 들이쉬고 거실로 튀어 나갔다. 총을 겨눈 채 둘러본 2평 남짓한 작은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힐은 재빠르게 거실과 부엌을 연결하는 통로도 한 번 살핀 뒤, 이 집의 마지막 공간인 방 앞으로 갔다.

 

 

 우선 문 너머로 살피기론 방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말은 두 가지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집에 현재는 침입자가 없거나, 상당한 실력을 갖춘 침입자가 있다. 힐은 자신이 문 옆 벽에 등을 대고 서서 미소를 짓고 있음을 깨달았다. 힐은 결국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일한 지난 한 달가량이 조금 지루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렇다고 이런 식의 스펙터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힐은 빠르게 뛰는 심장께에 총을 세로로 붙이고, 문이 열리는 쪽 벽에 숨은 채로 팔만 뻗어 조심스럽게 방 문을 밀었다. 문이 조금 열렸는데도 방 안에서는 아무 기척도 없었다. 힐은 발끝으로 문을 더 세게 밀어 아예 열어젖혔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통로를 막고 선 힐이 장전한 총을 겨누고 방을 살폈다. 문이 반대쪽 벽에 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방에도 아무도 없었다. 침입자는 필요한 것을 챙겨 이미 나간 모양이었다. 힐은 혹시 몰라 불을 켜지 않고 없어진 것이 있는지 방을 수색했다.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다. 일단 침입자는 좀도둑은 아니다. 돈이 될 만한 것들 중 훔쳐가기 쉬운 반지와 목걸이조차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누군가 사주를 받고 철저하게 계획해서 침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힐의 집에서 이 정도의 실력자가 가져갈만한 것이라곤 로키의 셉터와 관련된 사소한 정보뿐이었다. 그 외엔 가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스타크 본사에 있는 정보가 훨씬 자세하고 유용한데? 단지 이 집 보안이 더 취약하기 때문에 온 것인가?

 

 

 힐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USB 하나를 꺼내들고 소파에 앉아 어벤져스들에게 이 일에 대해 알려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힐이 가진 정보는 고작해야 2GB짜리 USB도 다 채우지 못할 양이었고, 이걸 누가 훔쳐갔어도 전혀 치명적이지 않다. 뭐가 심어져 있을지 몰라 지금 당장 노트북에 연결해보지는 않을 것이지만, USB의 정보가 몽땅 소거됐다고 해도 치명적이지 않다. 아직 토르가 돌아오지 않아-그리고 쉴드가 표면적으로 해체되어- 자신처럼 짧은 휴가를 보내고 있을 멤버들에게 굳이 이런 일을 알려야할 필요가 있는지 힐은 쉽게 확신이 서지 않았다.

 

 

 힐은 이 일을 로마노프에게만 알려야겠다고 결론지었다. 그녀는 어벤져스 중 가장 정보를 잘 다루고, 스파이에 가까워 혹시나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있을 지도 모른다. 힐은 그런 이유로 로마노프에게 연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결정이 가진 아주 사소한 문제는 로마노프가 현재 잠적 중이고, 그녀가 마음먹으면 아무도 그녀의 거처와 연락처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 아무도 말이지. 힐은 잠시 신경질적으로 손가락 사이사이를 반대쪽 손으로 문질렀다.

 

 

 “흠.. 우선 페퍼한테 연락을,”
 “이 밤에 포츠는 왜?”

 

 

 힐의 중얼거림에 누군가 대답했다. 재빠르게 일어서서 재장전한 힐의 총구 앞에는 웃고 있는 로마노프가 있었다. 

 

 

 “나 보고 싶었어?”
 “로마노프.”
 “아니면 내가 방해라도?”

 

 

 힐이 굳은 표정으로 총을 집어넣었다.

 

 

 “쏠 뻔 했어요.”
 “걱정 고마워.”

 

 

 로마노프가 힐을 스치듯 돌아서 소파에 앉았다. 로마노프에게서 희미하게 케밥 냄새가 났다. 끼니는 잘 챙겨먹고 다니나 보네. 힐은 입술을 일자로 꾹 물고 자신을 올려다보며 싱글싱글 웃는 로마노프를 내려다보았다.

 

 

 “오늘 제 집에 칩입한 사람이 당신이에요?”
 “응. 감쪽같았지? 아닌가 들어오자마자 눈치챘으니 내가 조금은-”
 “미리 연락을 줬어야죠. 방금 내가 주저 없이 쐈으면 어떻게 됐겠어요?”
 “음... 아마 총소리가 났으려나?”
 “당신이, 총에 맞았을 수도 있었다구요. 그것도 내 총에. 날 놀라게 하는 게 재미있어요?”
 “아니. 그치만 마리아 힐이 총을 장전하고 방을 수색하면서 즐거워했다는 건 알아.”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그리고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하는 로마노프를 힐이 빤히 쳐다보았다. 질책하는 힐의 눈빛에 로마노프가 양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알았어, 미안해. 그저... 아무에게도 내가 뉴욕에 왔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일단 앉는 게 어때? 자기는 키가 커서 이렇게 올려다보기 목 아픈데.”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치는 로마노프의 손짓에 힐은 눈썹을 까딱 올리며 소파에 앉았다.

 

 

 “한 달 간 연락도 없었으면서 뻔뻔스럽게 자기라고 부를 거예요?”
 “부국장님이라고 부르면 더 화낼 거잖아, 마리아.”

 

 

 로마노프가 옆자리에 앉은 힐에게 팔을 뻗어 허리를 감자, 힐은 고개를 숙여 로마노프의 턱에 있는 작은 보조개에 입 맞췄다. 잘게 쪼개듯 턱부터 뺨까지 입을 맞추며 올라온 힐의 입술이 로마노프의 입에 한 번 닿고 떨어졌다.

 

 

 “걱정한 거 알아. 미안.”
 “알면 됐어요.”
 “그럼 나타샤라고 불러줄래?”

 

 

 힐이 작게 로마노프의 이름을 속삭이며 다시 그녀를 향해 몸을 숙였다. 힐은 양 팔로 로마노프의 어깨를 단단하게 끌어안으며 천천히 로마노프를 뒤로 기대게 했다. 키스가 길어지자 로마노프가 부드럽게 힐의 얼굴을 감싸며 떨어졌다. 로마노프를 소파에 거의 깔아 눕힌 상태에서 저지당한 힐이 불쌍한 표정으로 로마노프를 올려다보았다. 힐의 강아지 같은 눈빛에 로마노프가 웃음을 터트리며 그새 헝클어진 힐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자꾸 꾸물대며 품으로 파고들려는 힐을 외면하고 힐의 눈썹과 이마를 살살 문지르던 로마노프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한 태도로) 힐에게 물었다.

 

 

 “근데 포츠는 언제부터 페퍼라고 부르는 거야? 나 보고는 로마노프 먼저 튀어나왔으면서. 둘이 그렇게 친해?”

 “어, 음... 그야 우린 자주 연락을 하고.. 지금은 같이 일도 하고... 잠깐, 이거 그냥 말 돌리는 거죠?”

 

 

 로마노프가 다시 웃으며 힐을 끌어당겨 그녀의 구겨진 미간에 키스했다.

 

 

 

 

 

 

 

 

 

 

 

 

-

 

트위터 해시태그

#첫번째로_멘션온_캐를_두번째_캐릭터에_키스시킨다

1.나타샤 2.마리아 힐

 

멘션 주셨던 빤토님 뮤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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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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